서가숙 작가

오독이는 학교에서 수업할 때는 입도 벙긋하지 않지만, 태권도 학원에서는 칭찬을 받아서인지 말도 잘 했어.
“오독이가 두 달 만에 이렇게 잘 하는 것은 우리 태권도장의 자랑이다. 대회에 나가도 되겠다.”
“모두가 사범님의 지도 덕분입니다. 정성을 다해 가르쳐 주시니 배우는데 어려움이 없는 것입니다. 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오독이는 예의도 바르구나. 고마워하는 마음이 예쁘구나.”
태권도장에서 오독이는 모범생이며 유망한 선수였어.
나이가 팔십이나 되고 도깨비라고 하면 모두 놀라겠지?

소리는 두 달 만에 컴퓨터 도사가 되었어.
만들기, 편집등 학생들이 할 수 없는 것도 할 수 있고, 기억력이 좋아서 백과사전 내용도 습득했어.
“지식을 얻고자 한다면 컴퓨터가 최고야. 나중에 컴퓨터를 도깨비 나라로 가져가서 모두가 배우게 할 거야. 세계는 하나라는 것을 가르쳐 주고 싶어.”
소리는 컴퓨터를 배울수록 즐겁고 신이 났어.

“고비야, 25m인데 갈 수 있겠어?”
“두 바퀴도 돌 수 있어요.”
“그래? 초시계를 잴 테니까 시작해.”
수영강사는 키가 작은 고비에게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평형, 발차기를 잘 하는 고비를 보고 깜짝 놀랐어.
“몸은 왜소한데 어디서 저런 힘이 나오지?”
수영 강사는 고비를 주시하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어.
“고비야, 나이는 어리지만 수영대회에 나가 볼래?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선생님, 저 어리지 않아요. 칠십 살이거든요.”
“일곱 살이겠지. 아무튼 열심히 해 보자.”
“사람들은 참 이상해.
왜 남의 말을 믿지 않지? 칠십 살이라고 하면 믿지를 않아.”
고비는 고개를 갸웃거렸어.

4. 현장체험 학습

오독이의 짝꿍인 지우는 자신의 물건에 집착하는 뇌병변 3급 장애우야.
성격이 소심하여 친한 친구도 없이 말도 거의 하지 않고, 자신의 가방에 들어있는 물건만 꺼내어 들여다보는 게 유일한 취미야.
자신의 물건은 남이 봐서도 만져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남의 물건은 자신의 마음에 들면 가져가도 된다는 생각을 가진 아이지.
겉으로는 다른 아이들과 똑 같이 평범해 보이지만 잠시 동안 말을 하다보면 말이 통하지 않아.
6학년인데도 아직도 돈을 모르고, 가위 바위 보에서 누가 이겼는지도 모를 뿐만 아니라 3 + 4 같은 쉬운 문제를 6년 동안 배워도 다음날이 되면 잊어버려. 받아쓰기도 안 되고, 읽는 것도 어렵고, 말을 할 때도 조리 있게 하지 못 하고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말하여 내용이 무엇인지 잘 모를 때가 많아.
오독이는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싶은데 짝꿍인 지우와 얘기하다보면 뭐가 뭔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아. 그래서 지우가 하는 말은 믿을 수가 없어서 귀담아 듣지 않기로 했어.

요즘에 와서 지우는 말을 아주 많이 해.
오독이가 자신과 수준이 비슷하다고 생각해서인지 학교에 오면 오독이를 붙들고 말을 자꾸 시켜. 앞뒤가 맞지 않고 내용도 이런 저런 말을 섞어서 무슨 뜻인지 모르지만, 지우가 시끄럽게 말을 많이 해서 옆에 있는 오독이가 억울하게도 선생님께 떠든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
“나, 오늘 아침을 2시에 먹고 와서 지각했어.”
“아침을 2시에 먹었어? 아침을 늦게 먹어서 지각한 게 아니고?”
“2시에 먹었어. 시간이 뭐가 중요해? 우리 반에서 나 혼자 지각이야.”
“너 어제도 지각했어. 내일부터는 지각하지 말고 일찍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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