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에이스 기성용(왼쪽)이 무릎 부상을 당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 © News1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악재가 발생했다. 중원의 핵심 플레이어 기성용이 수술대에 올랐다.기성용의 소속 팀인 스완지시티는 17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맨체스터시티와의 2014-201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기성용의 가벼운 무릎 수술 사실을 알렸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고, 일찌감치 프리시즌을 준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맨시티전을 포함해 프리미어리그가 2경기 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고 8위를 이미 확정한 상황이라 스완지의 타격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올 시즌 8골로 팀 내 최다 골을 터뜨린 기성용의 비중을 감안한다면 무리시키지 않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하지만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앞두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팀 입장에서는 의외의 타격이다.슈틸리케호는 오는 6월부터 러시아 월드컵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6월16일 미얀마와 1차전을 치르는데, 미얀마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징계를 받아 제3지역인 태국에서 경기를 갖는다. 미얀마의 전력이 한국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나 아무래도 ‘첫 단추’라는 측면에서는 신경이 쓰인다. 이 경기에 ‘에이스’ 기성용의 출전은 어려울 전망이다.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18일 오전 “기성용의 수술 소식을 접했다. 이전부터 무릎 쪽에 뼛조각이 돌아다녀 통증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시간적으로 미얀마와의 1차전 소집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는 뜻을 전했다.미얀마와의 1차전을 위해 슈틸리케호는 오는 6월8일 소집될 계획이다. 약 3주 정도 남았다. 기성용이 몸을 회복해 참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스케줄이다. 앞으로 이어질 비중 있는 경기들을 생각하면 지금은 휴식과 함께 완전한 치료가 더 중요하다. 다만 문제는, 지금껏 슈틸리케호는 ‘기성용 없는’ 상황에서의 경기 운영이 익숙지 않다는 점이다.지난해 10월10일 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부터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3월31일 뉴질랜드와의 평가전까지 총 13경기를 소화했다. 호주에서 열린 아시안컵을 포함해 9승1무3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슈틸리케호가 순항할 수 있었던 것은 출중한 조타수 기성용의 힘이 컸다.13경기 중 기성용이 없이 치른 경기는 2경기에 불과하다. 지난해 11월14일 요르단 원정과 올해 1월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만 제외됐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펼쳐진 사우디전은 기성용의 합류가 너무 늦어 뛸 수 없었고, 요르단전 역시 나흘 뒤 열리는 이란전에 포커스를 맞춰 휴식을 허락했다.요컨대 기성용은 슈틸리케호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였다. 이정협이라는 신데렐라가 탄생했고 손흥민과 차두리가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박주호라는 팔방미인을 재발견했으나 매 경기 핵심 임무를 수행했던 이는 기성용이다. 따라서 ‘실전’이라고 할 수 있는 요르단전에서 기성용이 빠지는 것은 적잖은 타격이다.이어질 예선 장도를 위해 ‘고정적 틀’을 만들어야하는 슈틸리케 감독으로서는 원치 않은 ‘플랜B’를 가동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미얀마전에는 4명이 추가로 빠진다. 군사 훈련 관계로 구자철, 박주호, 지동원이 6월 A매치에 함께 할 수 없다. 기성용의 파트너로 좋은 인상을 남긴 박주호도 같은 이유로 중앙 미드필더로 쓸 수 없다. 중원에 구멍이 생겼다.미얀마가 어려운 상대라고 볼 수 없으나 ‘기성용의 부재’는 분명 난제다. 슈틸리케 감독 입장에서도 고민이다. 하지만 절대적이기에 더더욱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 강제적으로라도 만들어졌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슈틸리케 감독이 5월초 일본을 방문한 것은 기성용의 대체자원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된다”는 뜻을 덧붙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2일 1박2일 일정으로 J리그 경기를 지켜보고 왔다. 사간도스와 빗셀고베, 나가사키의 경기를 관전했다.사간도스에는 김민우와 백성동, 최성근 등이 뛰고 있으며 빗셀고베에는 정우영이 활약 중이다. 미드필더 자원들이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도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변수가 발생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어느 정도 답을 찾았는지는 6월16일 미안마와의 경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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