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방사광가속기연구소 전경..
포항 방사광가속기연구소 전경. 포스텍 제공

예산 빼먹기·장비 밀반출 등
내부 비리 의혹 연달아 쏟아져
연구소 관리감독 소홀이 원인
구성원 의혹 조사 안된 상태로
오창 가속기사업 파견이 문제

 

 

포항 방사광가속기연구소에 최근 각종 비리 의혹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와 진상규명이 요구된다. 이는 최근 수년 동안 쌓여온 내부 비리들이 연구소 내·외부 인사들을 통해 일시 불거져 나오면서 이뤄진 일로 비리가 한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드러나는 의혹들은 부적정한 인사 채용과 승진, 안전사고 정부 보고 누락, 국가예산 낭비, 300억 넘는 설비 구축사업 실패로 인한 연구원 퇴사와 책임 소재, 고가의 장비 무단 반출과 회수, 거액의 장비 구입 예산 빼먹기, 특정 업체 일감 몰아주기 등 하나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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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가속해 빛을 발생시키는 장치로 방사광을 활용, 미세입자 구조와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거대한 최첨단 현미경이라고 할 수 있다. 방사광가속기를 통해 적정 파장의 빛을 분광, 금속이나 반도체, 생체 등의 물체 내부구조와 성분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물체의 구조를 연구하는 기초과학에서부터 신소재 개발, 유전공학, 화학공업, 신약 개발 등의 응용과학과 각종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는 포항에 3세대 방사광가속기와 4세대 방사광가속기 각각 1기가 운영되고 있으며, 202712월에는 충북 청주 오창에 4세대 다목적방사광가속기(4GSR)가 건립될 예정이다.

 

방사광가속기 구축 사업을 경험해 본 업체가 국내에는 포항 방사광가속기연구소 밖에 없기에 이들의 도움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구조다. 이에 과학기술부는 포항 방사광가속기연구소 편제에 청주 오창 '다목적방사광가속기구축사업단(4GSR)'을 설치, 4GSR 구축 사업을 직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했다.

 

20248월 현재, 청주 오창 '다목적방사광가속기구축사업단'의 직원이 28명인데 반해 포항 가속기연구소의 '4GSR 구축지원단'의 규모는 4배 수준인 110명에 이른다.

 

문제는 포항 방사광가속기연구소 내·외부에서 '조직 구성원들의 각종 비리'가 끊이지 않은 것은 물론 진실마저 명확히 규명되지도 않는 체 청주 오창 '다목적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에 투입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일부 파견 담당자의 경우 이미 특정업체 위주로 사업을 발주하는 등 비리행위가 시작됐다는 제보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포항 방사광가속기연구소 문제가 이렇게까지 불거지게 된 데에는 유연하면서도 안정적이며 자유로운 분위기를 가진 연구소 분위기가 아닌 군대 조직 같은 상명하복 식 수직적 조직이란 점과 첨단과학기술 분야라 관련 전문가가 아니면 관여하기조차 어려워 제대로 된 관리 감독이 이뤄지지 않은 탓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편, 충북 오창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약 54부지에 구축되는 4세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사업은 국비 8787억원을 포함 총1787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형 국책 연구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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