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가속기연구소 전경 (사진 우측이 3세대 원형가속기, 사진 가운데가 4세대 선형가속기)

  1조원 규모 오창 가속기 사업
현재 포항 직원들 상당수 투입
일감 몰아주기·인사 비리 등
각종 의혹들에 전문가도 우려
“서로 경쟁관계로 가야하는 데
포항은 특정 카르텔 의혹 파다”



포항 가속기연구소(이하 포항가속기)가 각종 비리 의혹에 휩싸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포항가속기는 지난 1988년 출범, 대한민국 기초과학 발전을 이끌어 왔으며, 세계 최고의 기초과학기술연구기관으로 알려진 만큼 국내 어느 기관보다도 합리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기대가 컸다.

포항가속기에 생겨나는 의혹들은 △직원과 업체에 대한 갑질과 부당한 업무지시 △특정 업체에 대한 이권 몰아주기 △취업 및 인사 비리 △고가의 장비 구입·처분·관리 등과 관련된 각종 비리 등이다.
[관련기사 4면]

이는 앞선 본지 보도(8월23일자 1·4면)에서 언급했듯이 지난 30여년 전부터 △운영 재정의 전액 국고 지원 △특정 주인이 없는 기업 △독립적·폐쇄적으로 운영돼 온 조직의 구조적 문제 △권한을 부여받은 자들의 전횡이 겹치면서 나온 결과라는 분석이다.

포항가속기는 포스텍(포항공대)의 위탁운영을 받고 있지만 100%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현재 포스텍(포항공대)의 관리 아래 있다지만 업무영역이 너무나 달라 독립된 2개의 법인체라고 봐야 한다.

포항가속기 비리 의혹이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포항가속기 직원 중 상당수가 충북 청주시 오창에 건설될 1조787억원 규모의 ‘제4세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이하 오창 4GSR) 운용에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2028년 운용 예정인 오창 4GSR 구축을 위해 현재 110명에 이르는 포항가속기 소속 직원들이 오창 4GSR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은 지난해 1월17일 강흥식 연구소장의 취임사에 잘 나타나 있다.

강 소장은 이날 “앞으로의 5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로서, 미래를 준비하는 도전과 진화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포항방사광가속기의 안정적 운영 △오창 4GSR 성공적 구축지원 △가속기 분야 인력양성 등이 연구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강 소장은 오창 4GSR 구축 지원과 그곳에 필요한 인재 공급·양성이 향후 포항가속기연구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밝힌 것이다.

문제는 포항가속기가 오창 4GSR의 △안전하고 완벽해야 할 각종 시설 공사와 장비 구축 지원 △가속기 인력 양성을 통한 인재 공급 △핵심 장비 구입과 정비, 관리 능력 전수 이전, ‘포항 가속기연구소 내부 비리 척결이 이뤄질 수 있냐’라는 점이다.

이러한 우려는 오창 4GSR 사업 확정 단계인 지난 2020년 5월부터 이미 제기됐다.

방사광가속기 전문가인 국내 모 대학 A 교수는 “포항과 청주는 서로 경쟁관계로 가야 계속해서 기술 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데, 이미 포항은 30여년 특정 카르텔이 단단히 기반을 구축해 운영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새로 시작하는 오창 4GSR은 해외 인력 영입 등 인재 확보부터 다변화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 포항가속기 상위기관에서 묵살됐다. 결국 3·4세대 가속기를 운용하고 있는 포항가속기가 4세대 다목적 가속기인 오창 4GSR 구축을 주도하게 됐다.

오창 4GSR은 2027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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