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된 리버풀의 꿈, 36라운드 첼시전 패배가 결정적

▲스티븐 제라드와 리버풀의 꿈은 무산됐다. 36라운드 첼시전 패배가 결정적이었다.

정녕 제라드와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는 인연이 없는 것일까. 결국 제라드와 리버풀의 꿈이 무산됐다. 2013-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은 리버풀이 아닌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였다.


12일 새벽(한국 시간) 끝난 2013-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 팀이 결정됐다. 맨시티가 2년 만에 우승 컵을 되찾았다. 24년 만에 정상을 꿈꿨던 리버풀에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리버풀이 우승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딱 하나였다. 리버풀은 이기고 맨시티는 패해야 했다. 최종 38라운드를 앞두고 리버풀은 승점 81, 맨시티는 승점 83이었다. 리버풀의 골 득실은 50점, 맨시티는 63점이었다. 리버풀이 이기고 맨시티가 비겨서 동률이 되어도 방법이 없었다.


실낱같은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 리버풀은 뉴캐슬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자책 골로 먼저 실점을 허용했으나 강한 의지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맨시티 역시 웨스트햄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세계 톱클래스로 평가되는 스티븐 제라드는 또 다시 프리미어리그 트로피와 입을 맞추지 못했다.


35라운드만 해도 리버풀의 우승 확률이 가장 높았다. 2위 첼시에 승점 5점이 앞섰다. 그런데 36라운드 맞대결에서 모든 것이 꼬였다. 리버풀의 홈 구장인 안 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첼시의 ‘사실상의 결승전’에서 첼시가 2-0 완승을 거두면서 이상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제라드의 제라드답지 않은 실수가 결승 골의 빌미가 됐다는 것도 좋지 않았다. 2위와 8점차가 될 수 있었던 격차는 2점으로 줄었다. 하지만 문제는 첼시가 아니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리버풀이 승점 80점으로 가장 앞서 있었으나 허울 좋은 선두일 뿐이었다. 첼시는 78점, 3위 맨시티는 77점이었다. 그러나 맨시티는 리버풀보다 1경기 덜 치른 상태였다. 리버풀이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고, 맨시티가 3경기를 다 잡으면 86점으로 동률이 되는 상황이었다. 만약 그랬어도 골득실 때문에 우승은 맨시티 몫이 된다. 맨시티는 다 이겼다. 리버풀은 2경기를 다 잡지도 못했다.


첼시라는 고춧가루에게 호되게 당한 리버풀은 37라운드에서 거짓말 같은 결과를 맞아야 했다.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3-0으로 이기던 경기가 3-3 무승부로 끝났다.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3골을 허용했다. 간판 골잡이 루이스 수아레스는 유니폼을 뒤집어쓰고 펑펑 울었다. 우승이 물 건너갔음을 직감했던 것이다.


리버풀에게는 ‘명가의 부활’이라 부를 수 있는 시즌이었다. 41세의 젊은 감독 브랜든 로저스는 무리뉴 첼시 감독에 버금가는 지략으로 리버풀의 변신을 이끌었다. ‘악동’ 수아레스는 31골로 생애 첫 득점왕에 올랐다. '명불허전' 제라드는 컨트롤 타워의 모습으로 젊어진 스쿼드에 노련함을 불어 넣었다. 그러나 결과는 2위였다.


2013-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리버풀의 비극’으로 기억될 시즌이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리버풀이 아닌 맨시티였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결말을 만든 결정적 조연은 첼시였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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