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조훈현 9단 기록 바짝 추격

이창호 9단의 대국 모습. 사진= 한국기원 제공

 

대한민국 바둑의 신으로 불리는 이창호 9단이 통산 1900승을 기록하며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이창호 9단은 27일 쏘팔코사놀 레전드리그 유창혁 9단과의 대결에서 132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대위업을 달성했다.

한국 바둑계에서 1900승 고지를 처음 밟은 것은 조훈현 9단이었으며, 이창호 9단은 그 뒤를 이어 이번 업적을 달성한 두 번째 기사가 됐다.

이창호 9단은 지난 1986년 입단해 만 11세의 나이로 조영숙 초단을 상대로 첫 승을 거두며 바둑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이후 수많은 국내외 대회에서 우승하며 자신의 명성을 굳혔다. 

이창호 9단은 1992년 동양증권배에서 세계 최연소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하였고, 그랜드슬램을 비롯한 여러 대회에서 우승하며 바둑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명인전에서도 김정현 9단과 박영현 9단을 연달아 이기며 여전히 최정상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창호 9단은 '상하이 대첩'으로 아시아 바둑계에 유명세를 떨친 바 있다. 지난 2004년 10월부터 2005년 2월까지 진행됐던 제6회 농심신라면배에서 이창호 9단을 제외한 한국 기사들이 전부 탈락한 상태였지만 혼자 남은 이창호 9단이 중국 대표 3명과 일본 대표 2명을 모두 꺾으며 정상을 차지해 화제가 됐다.


조훈현 9단과의 승차를 63승 차이로 줄인 이창호 9단은 그의 스승이자 선배인 조훈현 9단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 9단은 최근 대국 수가 줄어든 반면, 이창호 9단은 지속적으로 승수를 늘려가고 있어 2000승 도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창호 9단은 내일 열리는 울산광역시장배 전국바둑대회 프로시니어 16강에서 안관욱 9단과 맞붙어 1901승에 도전할 예정이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초대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그는 이번 대회에서도 명품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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