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헤즈볼라 본부 정밀 공습
고층 아파트 6채 완전히 파괴... CNN "헤즈볼라 지도자 나스랄라 사망"
이란 매체들 "시오니스트들의 작전은 실패... 나스랄라는 안전한 상태"
확전 우려 고조에 영국·캐나다 등 각국 레바논 거주 자국민에 철수령"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공습으로 인한 사망설이 나오면서 중동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이스엘측은 이번 공습으로 나스랄라가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헤즈볼라 측은 나스랄라는 무사하고 이스라엘의 공격은 실패로 돌아갔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거  화염과 연기에 휩싸여 있다. AP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거 화염과 연기에 휩싸여 있다. AP 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다히예에 있는 헤즈볼라 본부를 정밀 공습했다.

레바논 매체들은 시아파 무슬림 주민들이 주로 사는 지역의 고층 아파트 6채가 완전히 무너져 잔해더미가 된 모습을 보도하면서 30㎞ 이상 떨어진 곳에서조차 창문이 흔들릴 정도로 큰 폭발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이 아파트는 헤즈볼라의 보안구역 안에 있지만 아래에 헤즈볼라 본부가 있다는 건 알려지지 않았던 사항이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레바논 당국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6명이 사망하고 91명이 부상을 입었지만, 향후 집계에 따라 사상자는 더 늘어날 보인다.

특히 이번 공습의 주요 표적이 나스랄라였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8일 성명을 내고 레바논 남부 폭격으로 헤즈볼라의 미사일 부대 지휘관인 무함마드 알리 이스마일 등을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나스랄라가 이날 헤즈볼라 본부 내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헤즈볼라 고위 지도부와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 이스라엘 관리는 CNN에 "표적은 하산 나스랄라였다"며 "그가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반면 이란 타스님통신은 레바논 정보원을 인용해 "오늘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이 감행한 잔혹한 테러로 헤즈볼라 고위 지도자 중 순교한 이는 없다"며 "시오니스트들의 작전은 실패로 끝났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도 나스랄라는 안전한 상태이며 이스라엘 공습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나스랄라의 생사 여부와 무관하게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 위기감은 한층 더 격화될 양상이다.

중동 확전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이란은 즉각 이스라엘의 공습을 규탄하고 나섰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이날 공습을 '노골적인 전쟁범죄'라고 규정하고 "이는 이스라엘 정권의 테러리스트적 본성을 또 다시 보여줬다"고 규탄했다고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전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를 긴급 소집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며 책임을 돌렸다.

미국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공습 상황을 보고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 지역에 있는 미군 항공모함 1개 전단과 4만여명의 병력이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서방 각국이 레바논 교민들에게 철수령을 내리고 있다.

dpa통신에 따르면 영국 외무부 산하 영연방 개발사무소(FCDO)는 성명을 내고 "레바논에 있는 영국 국민은 지금 떠나라. 여러분은 이용할 수 있는 다음 비행기를 타야 한다"며 "레바논에서 떠나는 비행기에 더 많은 영국 국민이 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레바논에는 약 5000명의 영국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정부도 자국민 탈출을 위한 항공권 확보에 나섰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은 "상업용 항공편이 제한된 상황에서 캐나다인들이 탈 비행편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이용할 수 있는 항공편이 있다면 제발 레바논에서 떠나라"고 촉구했다. 그는 출국 의사가 있는 캐나다인은 대사관에 연락하라며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이들에겐 돈을 빌려줄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레바논에는 약 4만5000명의 캐나다인이 있다.

이라크 교통부는 레바논 안보 상황 악화를 이유로 베이루트 노선 항공기 운항을 무기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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