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규 사회2부 부국장(상주 담당)

부화뇌동(附和雷同)은 우레 소리(천둥 소리)에 맞추어 천지 만물이 함께 울린다는 뜻으로 자기 생각이나 주장 없이 남의 의견에 동조한다는 말이다. ‘예기'의 곡례편(曲禮篇) 상(上)에 나오는 사자성어다.

즉 자신의 주체적인 의견과 객관적인 기준을 도외시한 채 물질적인 이해관계 또는 남의 주장이나 의견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을 경고하는 고사성어다. 한국의 정치적인 상황을 생각해 볼 때 주체적인 정치적 철학은 무시한 채 오직 당리당략에 얽매여 정치를 펼치는 정치가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말이다.

또 공자 자로(子路BC543-480) 편에는 이런 말이 있다. "공자가 말하기를 군자는 화합 하되 부화뇌동하지 않고 소인은 부화뇌동하되 화합하지 않는다(子曰 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

남을 속이고 거짓말 하는 자들과 부화뇌동(附和雷同)하지 말고 자신의 신념과 주체적인 바른 기준을 가지고 판단하는 초지일관(初志一貫)의 올 곧은 정신이 바른 삶이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제의 기틀이 제대로 갖춰진 시기는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 1995년이다. 이후 지금까지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뀌는 동안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제가 제대로 정착했다고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특히 지방자치제 정치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 국회의원 또는 지역의 당협위원장에게 줄을 서야 한다는 말은 그렇게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공공연하다.

당의 공천을 받는다는 것은 곧 바로 당선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지역 일꾼으로서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을 제시하고 청사진을 보여주는 것보다 당에서 누구와 소통하는지가 선거에 더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공천 혁신이 절실한데 기득권을 차지한 이들이 계속되는 한 공천 혁신은 불가능하다. 결국 표를 가진 시민들의 현명한 선택에 달려있다.

한편 상주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대표적인 부화뇌동(附和雷同)의 예를 여실히 보여주는 선거가 됐다는 입소문이 나고 있어 관심이 집중 된다.

과다한 공천 경쟁으로 의회정치는 사라지고 과도한 충성 경쟁과 줄서기로 지방의회의 위신을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정치가 지방의회의 의정 활동까지 영향을 미쳐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여론들의 지적과 비판이 나오는 만큼 지역 정치인들의 자기반성이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오늘 우리는 세계화 속에 무한 경쟁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살아가다 보면 어렵고 힘든 일에 부딪히게 된다.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면서도 화합하는 가운데 부화뇌동(附和雷同) 하지 않고 항상 적극적이며 긍정적인 상주시의회 만들기에 지금부터라도 각고에 노력을 다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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