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뇌물수수 혐의로 지난해 5월 중국 공안에 구금됐던 축구선수 손준호(32)가 "팀 동료로부터 3700만원을 받았지만 이유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손준호는 11일 오후 경기 수원종합운동장 체육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서 체포된 경위와 이유에 대해 해명했다.
손준호는 중국에서 승부 조작에 가담했다는 주장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중국 생활 동안 친분이 있던 팀 동료 김경도에 20만 위안(한화 약 3700만원)의 금전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정확히 어떤 이유로 받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절대 불법적인 이유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경도와의 금전거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당시 큰 금액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큰 의미를 두지 않았으며, 김경도가 운영하는 축구 교실을 지원하기도 했고 부모님 병원 수술을 잡아준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손준호의 변호인은 중국 공안이 초기 조사 단계에서 가족에 대한 협박으로 강제 자백을 받아냈다고 주장했다.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중국 공안에 체포돼 10개월여간 구금당해 조사를 받았으며,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목적으로 축구 경기를 조작하고 불법 이익을 얻었다는 이유로 어떠한 축구 활동도 평생 금지하는 영구 제명 징계를 받았다.
한편, 손준호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대한축구협회나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징계가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움직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FIFA가 중국 측의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추가적인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준호는 자신이 중국축구협회로부터 받은 영구 제명 징계에 대해 깊은 억울함을 표하며, "나는 범죄자가 아닌 피해자다. 이제 더 이상 숨지 않고, 내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