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정권의 언론 통제 법률 제정에 맞서 한국기자협회 창립을 주도하며 한국 언론사에 큰 족적을 남긴 김영수 전 MBC 사장이 2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경북 청도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북고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마치고 1958년 연합신문 기자로 언론계에 발을 들였다. 

김영수 전 MBC 사장. 유족 제공
김영수 전 MBC 사장. 유족 제공

초년 기자들이 흔히 거치는 경찰서 출입 기자 생활 대신 정치부에서 외교부와 청와대를 담당하며 정치부 기자로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

이후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에서 주로 정치기자로 일했고 1964년, 동아일보 정경부 기자로 일하던 중 언론윤리위원회법의 제정에 대응해 국회 기자단 대표로 '24시간 취재 거부 시위'를 이끌었다. 이 시위는 많은 기자들의 지지를 받았고, 같은 해 8월 17일에는 한국기자협회를 창립했다.

기자협회 1, 2대 회장으로 동아일보 선배인 이강현(1925~1977)씨를 옹립했고, 고인은 1966~1967년 3대 회장을 역임하며 언론인의 권익 향상에 힘썼다


이후 그는 중앙일보 정치부 부장대우 및 서울신문 정치부장과 편집부국장을 거쳐 1973년 MBC로 옮겨 1974~1978년 보도국장을 지냈다. 1979~1980년 유신정우회 국회의원을 거쳐 MBC 자회사인 한국연합광고 사장을 지냈다.

그 뒤에는 1988년 MBC 파업 사태 와중에 잠시 MBC 사장을 지냈고 한국방송개발원장, 강서방송 사장·고문 등을 역임했다.

유족은 부인 서정진씨와 사이에 2남1녀로 김세훈(개인사업)·김수진(한국투자파트너스 상무)·김세의(가로세로연구소 대표)씨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3일 오후 3시부터 조문 가능), 발인 6일 오전 7시, 장지 시안 가족추모공원. 02-3410-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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