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D, 튀링겐주 선거 1위·작센주에서 2위 '선전'
숄츠 총리 연정 정당 한자리 수 지지율 '참패'
고물가·경기침체 등 여파 극우로 민심 이동
중도 점점 자리 잃어... 유럽정치 지각변동 예고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동부 독일 주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제 1당에 올라서 유럽 정치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역사상 극우 정당이 주의회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외른 회케 튀링겐주의 독일대안당(AfD) 대표가 선거가 치러진 1일(현지시각)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있다.EPA 연합뉴스
비외른 회케 튀링겐주의 독일대안당(AfD) 대표가 선거가 치러진 1일(현지시각)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있다.EPA 연합뉴스

반면, 올라프 숄츠 총리의 3당 집권 연립정부는 한 자릿수 지지율로 참패했다. 

튀링겐 주의회 선거 최종 집계 결과에 따르면 AfD는 득표율 32.8%로 다른 모든 정당들을 크게 앞서며 2013년 창당 이후 처음으로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 

과반 의석에는 못 미치지만 히틀러의 나치 이후 처음으로 극우 세력이 독일 지방의회에서 1당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가볍지 않다. 

중도우파 기독교민주연합(CDU)은 23.6%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급진좌파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이 15.8%로 3위를 차지했다.
연정 참여 정당 가운데 올라프 숄츠 총리가 속한 SPD는 6.1%, 녹색당 3.2%, FDP 1.1%의 저조한 득표에 그쳤다. 

AfD는 이날 함께 치러진 작센 주의회 선거에서도 30.6%를 얻어 2위로 선전했다.

이 지역에서는 CDU가 득표율 31.9%로 간발 차 1위를, BSW가 11.8%로 3위를 했다. 숄츠 총리의 SPD는 7.3%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알리스 바이델 AfD 중앙당 공동대표는 공영방송 ARD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우리에게 역사적인 성공"이라고 자평했다.

이 같은 선거 결과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fD가 11년 전 창당 이래 처음으로 주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며 "튀링겐과 작센에서 정치적 변화를 원하는 유권자들의 의지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는  옛 동독 지역의 유권자들은 높은 인플레이션, 경기침체, 급등하는 에너지비용, 정치적 분열 등에 실망해 점점 더 중도층을 버리고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AfD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하며 냉전 종막을 알린 지 30년이 지났지만 서독과 경제적 격차를 해소하지 못하며 좌절, 분노를 바탕으로 다른 유럽 지역보다 우경화가 더욱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다만 AfD는 30%대 득표율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튀링겐, 작센 모두 주 정부에 참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기성 정치권을 대표하는 SPD와 CDU를 비롯한 대부분 정당은 AfD와 협력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헌법수호청은 또한 튀링겐·작센 지역 AfD를 우익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해 합법적으로 감시하고 있다.

하지만 AfD의 승리는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포퓰리즘과 극우 정당의 부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는 독일과 유럽의 대외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오는 22일에는 내년 9월 연방의회 총선 이전 마지막 주요 선거이자 숄츠 총리의 지역구 포츠담이 있는 지역 선거인 브란덴부르크 주의회 선거가 치러진다. AfD는 브란덴부르크에서도 CDU를 따돌리고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어 또 한번 승리를 가져 갈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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