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태 추계예술대학교 문예경영대학원 외래교수

환갑이라는 나이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지 오래다. 다음 달에 환갑이라는 인생의 한 시점을 통과하게 된다. 육십 해 시간을 살아오는 동안 이런 저런 경험을 했는데 한동국제학교 교육위원으로 활동한 기억이 굵게 남는다. 외국인 교장이 주관하는 회의를 위해 영어 학원을 쭈뼛쭈뼛 등록했다. 기독교 세계관을 어떻게 실제 삶으로 연계시킬 지, 험한 세상에서 정의롭게 조화를 이뤄낼 방법 등을 고민하며 6년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한동대학교 졸업생을 만나면 국제학교를 다녔는지도 물어보게 된다. 교육위원으로 토론했던 정책이 이들의 삶에 얼마나 유효한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한동대학교 뉴스에 남다른 이목이 기울어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한동대학교의 글로컬 대학 선정은 포항 지역사회에 큰 기쁨과 기대를 안겨주고 있다. 이미 글로벌 면모를 갖춘 한동대가 한 단계 더 국제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갖게 되고, 포항시와 경북 지역의 발전에도 한층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컬 대학은 지역 사회와 글로벌 사회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며, 지역의 특성과 필요를 반영한 교육과 연구를 통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이다. 설립 초기부터 한동대학교는 전인적 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교육 모델과 글로벌 협력 성과를 통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HI College’, ‘HI Alliance’, ‘HI Accelerator’와 같은 핵심 추진 과제가 이번 글로컬 대학 선정에 주효했다.

지역사회와의 협력이 선정에 큰 힘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포항시, 경상북도, 지역 대학, 산업체 등 다양한 주체의 협력이 결실을 맺은 결과라는 평가다. 포항시는 한동대의 글로컬 대학 지정을 위해 관련 부서로 구성된 ‘실행계획서 작성 TF팀’을 운영하며, 민·관·산·학 협력 추진단을 결성하여 전방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한동대학교의 선정이 지역과 대학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협력과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앞서 한동대학교는 지역밀착형 상생공간 ‘환동해 지역혁신원 제1캠퍼스 파랑뜰’을 개원했다. ‘파랑뜰’은 동해바다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무한한 상상력을 자유롭게 펼쳐가는 공간이라고 한다. 지역혁신원은 포항시와 지역대학이 당면한 문제를 학생 주도로 자유롭게 해결하고 지역민들이 언제든 방문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장소로 활용된다. 건축면적 495m2의 3층 건물로 지역민과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쉼터, 대여가 가능한 소그룹 회의실, 다목적 교육실을 갖춘 복합 문화공간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역의 수요를 적극 수용해 문화예술, 경제, 교육에 기여할 실효성 있는 프로그램과 행사를 펼치게 된다.

지역사회는 한동대학교와 함께 할 수 있는 실질적인 활동을 기대하고 있다.

첫째, 공동 연구 프로젝트다. 한동대학교의 우수한 교수진과 지역 기업, 기관이 협력하여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산학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지역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개발이나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 등이다. 포항의 특성을 반영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연구 과제를 개발하여 지역 사회의 필요에 맞춘 인재 양성을 도모하는 지역특화 프로그램 개발도 힘을 얻게 된다.

둘째, 인턴십 및 취업 연계 프로그램 추진이다. 지역 기업과 협력하여 한동대학교 학생들에게 인턴십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실무 경험을 쌓고, 지역 기업의 인재 확보에도 기여하는 일이다. 아울러. 한동대학교와 지역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취업 박람회를 개최하여 학생들과 지역 기업 간의 네트워킹을 촉진할 수 있다.

셋째, 지역 사회 봉사 및 참여 활동 전개다. 한동대학교 학생들이 지역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봉사 활동에 참여하도록 장려하는 일이다. 교육, 환경 보호, 노인 돌봄 등의 분야에서 지역 주민과 협력도 확대하게 된다.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사회의 필요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일이다.

넷째, 문화 및 예술 행사의 확대다. 지역 사회와 한동대학교가 협력하여 문화 행사나 축제를 개최함으로써 지역 주민과 학생 간의 소통을 증진하고, 지역 문화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또한 지역 예술가와 협력하여 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전시회를 개최하여 지역 문화의 가치를 높이는 활동이다.

마지막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 추구다. 지역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하여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해양 생태계 보호, 재활용 프로그램 등 지역 사회와 협력하여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이다.

한동대학교의 인재들을 “공익형 인재”라 부르자는 견해가 있다. 사사로운 개인의 영달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정의롭고 청결한 삶을 지향하는 글로벌 한동 엘리트들이 우리 지역과 사회를 변혁시켜 주기를 바라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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