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현 포항시청소년재단 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얼마 전 포항시청소년재단에서 주최‧주관한 ‘포항시청소년정책제안대회’가 열렸으며 많은 청소년들이 참신한 아이디어로 다양한 정책을 제안하였다.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청소년들은 발표 자료를 준비하여 PPT화면을 띄워가며 자기 팀이 제안한 정책을 정성껏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고 발표 내용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질문에 소신껏 답변하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심사위원들의 채점으로 순위는 정해졌지만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필자의 마음속에는 청소년정책을 발표한 모든 팀이 최우수상을 받아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였다.

이와 같이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청소년들은 자신의 삶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기성세대는 청소년들이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인식들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리고 대부분의 기성세대들은 ‘청소년들은 미래세대의 주역으로서 자신의 미래를 위하여 오늘은 미래를 위하여 준비하는 시간’으로 인식하고 그 준비의 첫 번째는 공부를 열심히 하여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대학교를 졸업하여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사회적 틀 안에서 청소년들은 수동적이며 소극적인 ‘소비자’로서의 역할을 해 왔다면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청소년들은 자신의 삶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자신의 개성과 적성에 맞는 것을 찾아서 능동적이며 적극적인 자세로 자신의 삶을 스스로의 힘으로 개척해가는 ‘생산자이자 소비자’로서의 청소년으로 이미지 변신을 하고 있다. 특히 요즘의 청소년들은 디지털 네이티브(인터넷,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환경을 태어나면서부터 생활처럼 사용하는 세대)로서 디지털 환경 속에서 다양한 정보를 취득하고 가공하는 능력이 뛰어나서 온라인을 통하여 다양한 사람들과도 소통하고 사회의 다양한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그리고 정보의 양도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을 넘어서 원거리까지 멀리 가지 않아도 전국적인 다양한 정보를 취득할 수가 있어서 그 정보를 통하여 다양한 사회활동에 참여하고도 있다.

이러한 청소년 참여활동은 청소년기본법 제5조의2(청소년의 자치권의 확대)에 ‘청소년은 사회의 정당한 구성원으로서 본인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리’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청소년과 관련된 정책 수립 절차에 청소년의 참여 또는 의견 수렴’과 같이 법적으로 명문화되어 있으며, 이 법령을 실천하기 위하여 국가 및 지방자치단에는 청소년으로 구성된 ‘청소년 참여위원회’를 운영하여야 한다. 또한 청소년 참여위원회에서 제안된 내용을 청소년 관련 정책 수립 및 시행과정에 반영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도 명시되어 있다. 청소년활동진흥법 제4조(청소년운영위원회)에는 ‘청소년수련시설(청소년수련관 등)은 청소년활동을 활성화하고 청소년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하여 청소년으로 구성된 청소년운영위원회를 운영하여야 한다.’와 청소년시설의 운영대표자는 ‘청소년운영위원회의 의견을 청소년시설 운영에 반영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어서 청소년이 오늘을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이슈들에 청소년의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법적 제도도 마련되어 있기도 하다.

청소년들에게 법적으로 보장된 청소년참여위원회와 청소년운영위원회 외에도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청소년들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 청소년축제 등을 기획하고 홍보하며 청소년축제 운영까지 그리고 청소년축제 후 평가까지 해서 다음 청소년축제를 위한 자료를 만들고 환류하는 것까지의 일들을 하는 ‘청소년 기획단’도 있다. 예전에는 성인들이 만들어준 무대에서 재능과 끼를 발산하는 역할을 했다면 청소년 기획단을 통해 또래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디지털 네이티브답게 온라인을 통한 SNS로 또래 친구들과 소통하면서 홍보하는 역할도 하고 청소년축제 당일 축제 진행을 하는 MC부터 무대를 준비해주는 Staff까지 청소년들의 손으로 직접 만든 축제를 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필자가 근무하는 포항시청소년재단에도 ‘청소년 기획단’이 구성되어 있어서 청소년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청소년어울림마당, 청소년버스킹 등의 다양한 장르의 청소년축제들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하다.

이상과 같이 청소년의 사회 참여활동은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먼저, 청소년기에 청소년들의 다양한 참여활동은 청소년기 핵심 개발역량인 ‘사회성’을 길러주고 두 번째로 ‘자아정체성’ 함양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세 번째로 자아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자아존중감’과 ‘자기효능감’ 향상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이와 같이 청소년들의 다양한 사회 참여활동을 위해서 기성세대는 청소년들의 다양한 사회 참여활동에 대하여 많은 지지를 해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 것과 실수나 실패를 하더라도 툴툴 털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응원을 아낌없이 해준다면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청소년들은 더욱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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