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비· 삵 등 멸종위기 6종 포함
총 458종 생물 서식 보금자리
내륙선 33번째 보호구역 지정
환경부 내년 습지 보전계획 수립

담비, 삵 등 멸종위기종 6종을 포함해 450여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경북 영양군 '장구메기습지'가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환경부는 장구메기습지(0.045㎢)를 10일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고시한다고 9일 밝혔다.

장구메기습지 전경. 국립생태원
장구메기습지 전경. 국립생태원

 

이번 장구메기습지의 보호지역 지정으로 국가 내륙습지보호지역은 총 33곳(137.741㎢)으로 늘어난다.

장구메기습지는 산 정상 부근에 형성된 산지습지이자 묵논습지다. 묵논습지는 경작이 중단된 논이 천이과정을 거쳐 자연적으로 습지로 변화된 곳으로 생물다양성이 우수하고, 양서류를 비롯한 야생 동식물들에게 중요한 서식 환경을 제공한다. 

이곳에는 담비, 삵, 하늘다람쥐, 팔색조, 긴꼬리딱새, 참매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6종을 포함해 총 458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구메기습지에 서식하는 담비, 유리 딱새 사진. 환경부 제공
 장구메기습지에 서식하는 담비, 유리 딱새 사진. 환경부 제공

 

이 밖에 다양한 습지·산림·초지형 생물들이 번식 및 먹이터로 이용하는 등 습지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형성·유지되고 있어 생태적 보전 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군은 지난 2021~2022년 국립생태원에서 수행한 장구메기습지 생태계 정밀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9월 환경부에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건의했다.

군은 이 습지의 '람사르습지' 등재도 추진하고 있다.

이후 환경부는 타당성 검토, 지역 공청회, 지자체 및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장구메기습지 일원 0.045㎢를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다.

현재 장구메기습지에는 주변 임도로 인한 토사 유입, 지하수위 저하 등으로 습지로서 기능을 잃어가고 생물다양성 감소 현상이 나타나는 등 보호가 시습한 실정이다.

이에 2022년 9월부터 국립생태원과 KT&G가 습지 보전을 위한 ‘환경·사회·투명 경영(ESG)’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물길 복원, 침식 사면 정비 등을 진행하고 있다.

환경부는 장구메기습지 경관과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보전할 수 있도록 내년에 습지보호지역 보전계획을 수립하고 보호지역 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유주가 원하면 적극적으로 사유지를 매수할 계획이다.

또 영양군과 협력해 인근 머루산성지 등 역사·문화자원과 연계한 생태관광 프로그램 운영 등 습지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통해 지역사회 경제 효과도 창출해 나갈 예정이다.

김태오 자연보전국장은 "영양 장구메기습지는 20여 년간 묵논습지로 유지돼 온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으로, 보호지역 지정을 통해 체계적으로 생태계를 보전하고 관리하겠다"며 "지역사회와 협력해 생태관광 활성화로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북 영양군 장구메기습지 위치. 환경부 제공
경북 영양군 장구메기습지 위치. 환경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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