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0월 이슬람 조직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에서 한국 정부가 자국군 수송기로 한국인 163명을 무사히 귀국시키는 작전을 성공시켰다. 한국 공군의 공중 수송기 '시그너스(KC330)'으로 입국한 인원 가운데 일본인 51명과 싱가포르인 6명도 탑승했다. 군 수송기에 탑승한 한국 국민은 물론이고, 일본인과 다른 외국인도 감사의 뜻을 외교부의 신속 대응팀에 전달했다. 또한 얼마 전 군벌 세력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된 아프리카 수단에서 일본 정부가 현지에 체류 중인 일본인 대피 작전 성공을 알렸다. 군벌 간 무력 충돌 사태가 벌어진 아프리카 수단에 거주하던 일본인이 대피하는 과정에서 한국군의 도움이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한국군이 수단 내 일본인 대피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면서 이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잇달아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일본의 누리꾼들도 X(트위터)에서 한국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번에 한국군이 이스라엘에서 보여준 인도적 지원에는 고개가 숙여진다며 이게 진정한 성의고 양국 국민감정이 원만하게 될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일본 언론은 자국민의 대피 과정에서 여러 나라 중 특별히 큰 역할을 한 것은 한국군이었다고 전했다. 눈앞에서 총격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국군이 일본인을 차량에 태워 수송해줬다"며 "한일 관계 개선이 현장에서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총리의 한일관계 개선과 앞날에 예측하기 힘든 난관에도 굳건한 협력을 약속했다. 양국 정상의 정상회담에서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자고 강조했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재외국민보호 협력각서를 체결했으며 제 3 국에서 위기가 발생했을 때, 두 나라가 자국민 철수를 위해 서로 협력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또한 양국 방문객이 연간 1천만 명에 이르는 점을 반영해 보다 편리하게 왕래할 수 있도록 출입국 간소화 방안을 적극 모색하기로 했다. 또한 이 자리서 기시다 총리는 998년 한일공동선언 등 역대 일본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고 밝혔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 당시 수많은 사람이 겪은 힘들고 슬픈 경험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광복절 윤 대통령이 발표한 8.15 통일 독트린에 지지를 표했고, 이에 윤 대통령도 한일, 한미일 간 협력 강화의 중요성을 말하며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양국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늘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고려되고 많은 대척점에 있는 국가이다. 그러나 최근 활발한 문화교류로 젊은 세대가 느끼는 물리적 국경의 문턱은 낮아지고 경제 및 많은 분야에서 대등한 관계인 새 국면에 들어선 것도 사실이다. 이제 우리도 더 이상 과거보다 미래를 향한 상호 협력의 길을 모색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한다. 아울러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한미일 동맹의 양 축인 양국은 더 밝은 미래를 향한 발걸음이 지속될 수 있도록 상호 모두가 전향적인 자세로 함께 노력해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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