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흥원 대구지방환경청장

▲ 서흥원 대구지방환경청장.
지난 7월 30일, 환경부는 기후 위기에 따른 극한 홍수와 가뭄을 예방하고 미래 용수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후대응댐' 후보지(안) 14곳을 발표했다.

경북권에서는 예천 용두천댐, 김천 감천댐, 그리고 청도 운문천댐 등 3곳이 포함됐다. 환경부 발표는 지자체 건의 및 그간의 강수 상황과 이로 인한 피해, 현재와 미래의 기후변화 및 용수 상황 등을 분석해 일차적으로 필요성이 높다고 본 지역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지역설명회 등 의견수렴을 거쳐 후보지가 확정되면 (전략)환경영향평가, 댐건설기본계획 수립 등 후속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동 발표 이후 지역별로는 댐 건설에 대한 지지와 찬성, 반대나 반발 등의 의견이 나오기도 하며, 일정 조건을 단 수용이나 신중한 접근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환경부가 이미 계획은 다 짜놓고 요식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밟으려 한다고 비판하기도 하나, 지난번의 발표는 확정된 후보지 공표가 아니라 지역별 의견수렴 등을 위한 단계로, 향후 의견수렴 결과에 따라 변동될 수 있는 초안의 개념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 환경부도 댐의 위치, 규모 등은 설명회와 후속 절차를 거쳐 변경될 수 있음을 밝힌 바 있다.

기후대응댐은 기존에 겪었던 홍수와 가뭄 등 피해와 앞으로 예상되는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최근의 동향과 전망은 기후변화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하며, 예측하기 어려울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나타날 홍수나 가뭄 등 극한 상황에 대응하는데 있어, 많은 분들이 현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점은 경험적으로도 절실히 느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만 하더라도, 과거에는 태풍 ‘루사’의 김천 내습과 청도 운문댐 장기 가뭄, 최근에는 예천을 포함한 경북 북부권의 산사태와 포항 ‘힌남노’ 피해 등 그간 뼈아픈 피해가 너무나 많았고, 이러한 위기의식은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 기후위기의 엄중함이다.

환경부 발표 이후 경북권에서는 지난 8월 21일 예천 용두천댐에 대한 지역설명회가 있었고, 김천 감천댐은 9월 13일, 청도 운문천댐도 9월 중에 있을 예정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이번 후보지(안)은 가뭄대비 등 이수(利水)뿐만 아니라, 최근 빈번하고 격렬해진 홍수 등 치수(治水) 대응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따라서 일반적인 부작용이나 한계를 지적하며 더 이상 댐은 안된다는 등의 일방적인 비판과 반발보다는, 현재 심화되고 있는 기후위기에 지역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과연 이번에 제안된 댐이 규모나 용도 면에서 충분할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영향받는 주민에 대한 피해보상 등은 충분할지 등에 대해 고민하면서 꼼꼼하고 합리적이며, 미래까지 고려한 대승적인 결단이 이루어지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번에 경북지역에 제안된 댐들의 경우, 예천 용두천댐과 김천 감천댐은 홍수에 대비하는 치수댐이고, 청도 운문천댐은 가뭄에 대비하기 위한 이수 목적의 댐이다. 따라서, 예천과 같이 최근에 겪은 홍수 피해 등에 시급히 대응할 필요성이 있는 지역도 있고, 김천과 같이 과거 피해를 겪은 후 이루어진 조치가 충분한지? 추가 대응이 필요할지? 등을 좀 더 꼼꼼히 따져볼 지역도 있으며, 청도 운문천댐과 같이 가뭄 발생시 어떻게 안정적으로 용수를 공급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지역도 있기에 지역특성을 고려한 꼼꼼한 고민과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이번에 제안된 홍수조절댐은 상시 담수가 기본적인 기능이었던 과거 사례들과 달리, 홍수기 피해 예방을 위한 물그릇을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댐이 설치되더라도 수질악화나 주변 안개일수 증가 등의 문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에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댐을 논의하는데 있어서 일반적인 담론이나 선입견보다는 이번 제안에 담긴 ‘기능’에 기초해서 입지 및 규모의 적정성이나 타당성 등을 찬찬히 살펴 의견이 제시되고 수렴돼 최종적으로는 과학과 합리성에 기반한 의사결정과 정책 수립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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