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장점을 되살린 손흥민(24·토트넘)이 시즌 막판 2경기 연속골을 성공시켰다. 최근 기세를 마지막 남은 1경기까지 이어가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각오다.
손흥민은 8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화이트 하트레인에서 열린 사우스햄튼과의 2015-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에서 골을 넣었다. 비록 팀은 1-2로 졌지만 손흥민은 후반 20분까지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16분 에릭 라멜라의 패스를 받아 빠른 드리블 돌파로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 2명을 제치고 골로 연결시켰다. 지난 3일 첼시전 득점에 이어 2경기 연속 골이자 리그 4호골, 시즌 8호골이다.
사우스햄튼을 상대로 나온 이 득점은 지난 세 시즌 동안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할 수 있었던 손흥민만의 장점이 잘 나타난 장면이었다.
손흥민은 함부르크와 레버쿠젠 시절 빠른 드리블과 공간 침투, 적극적인 슈팅으로 세 시즌 연속 10골 이상을 터뜨렸다.
이런 장점은 토트넘 이적 후 초반에도 나타났다. 손흥민은 카라바흐(아제르바이젠), 크리스탈 팰리스 등을 상대로 빠른 돌파와 적극적인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좋은 출발이었다.
그러나 점차 손흥민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이 추구하는 패스 플레이로의 전환 과정에 잘 적응하지 못하면서 자신이 갖고 있던 장점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자신이 직접 해결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동료에게 주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공간을 침투하기보다는 공을 받기 위해 뒤로 빠졌다.
장점을 발휘하지 못한 손흥민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동시에 포지션 경쟁자인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레 알리, 라멜라가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자연스레 손흥민은 교체 출전 경기 횟수가 많아졌다. 선발 기회가 주어져도 우승 경쟁을 펼치는 리그 경기보다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FA컵 등 컵 대회 출전 횟수가 잦았다.
하지만 시즌 막판 손흥민에게 기회가 왔다. 주전 미드필더 알리가 지난 4월 26일 열린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과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 클라우디오 야콥의 복부를 주먹으로 가격, 잉글랜드 축구협회(FA)로부터 3경기 징계를 받았다.
포체티노 감독은 알리의 징계 후 치른 첫 경기였던 첼시전에서 손흥민을 선발로 내세웠다. 손흥민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0으로 앞서고 있던 전반 44분 골을 넣었다. 에릭센이 첼시 수비 진영에서 공을 뺏은 뒤 침투하는 손흥민에게 패스했고 손흥민은 이를 완벽하게 컨트롤 한 뒤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침투와 슈팅 모두 지난 시즌까지 독일 무대에서 보여줬던 모습 그대로였다.
그리고 손흥민은 사우스햄튼을 상대로 주어진 두 번째 기회에서도 존재감을 보였다. 이번에도 손흥민은 빠른 발과 함께 슈팅력으로 팀의 선제골을 터뜨렸다. 두 경기에서 손흥민의 장점이 골로 이어졌다.
이제 손흥민은 15일 뉴캐슬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알리가 이번에도 징계로 나설 수 없기에 손흥민의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마지막 기회에서도 손흥민이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면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더욱 희망적인 다음 시즌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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