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랑스에서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가 사이버 범죄 수사의 일환으로 체포되어 구금되었다. 올해 39세인 두로프는 러시아 출신의 억만장자로 2013년 텔레그램을 설립했으며 현재 거주 중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회사를 운영한다. 두로프는 UAE와 프랑스 시민권자이다. 텔레그램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틱톡, 위챗 등과 함께 세계최대의 소셜미디어(SNS) 및 메신저 플랫폼 중 하나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인기가 높으며 월간 활성 사용자수가 9억 5천만 명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단체 대화방의 경우 다른 앱에서 최대 1000명까지 참여가 가능하나 텔레그램에서는 최대 20만 명까지 가능한 거대한 대화방의 개설이 특징이다.

그동안 텔레그램은 이러한 거대한 대화방을 통해 가짜 뉴스가 퍼질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텔레그램에서 음모론, 신나치주의, 소아성애, 테러관련 콘텐츠가 공유되고 있다는 비평가들의 주장이 난무했다. 텔레그램 측은 전 세계적으로 거의 10억 명에 달하는 사용자가 통신수단 및 중요한 정보 출처로 텔레그램을 이용한다고 언급했다. 한 편, 소셜미디어 X(엑스, 구 트위터)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CEO)는 자신의 X에 올린 글에서 두로프의 체포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위험한 시대를 예고한다고 경고했다. 프랑스는 헌법으로 표현의 자유를 못 박아두고 있지만 마치 프랑스에 언론의 자유가 없는 것처럼 비판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두로프 체포에 대해 전혀 정치적으로 내린 결정이 아니라며 표현의 자유를 충실하게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와 두로프는 공통점이 많다. 머스크의 소셜미디어인 X에는 온갖 가짜뉴스와 혐오발언이 넘치고, 두로프의 텔레그램은 마약을 비롯한 각종 범죄의 온상이다. 암호화된 텔레그램의 메시지와 검열 없는 자유로운 대화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범죄자들이 그것을 통해 마약 거래 등 범죄에 악용하는 사례도 많다. 최근 8월 영국에서 일어난 폭동에 머스크의 X가 깊게 책임이 있다는 비판이 높다. 어린이 무용교실에서 어떤 남성이 칼을 휘둘러 사망자가 나왔는데 X에서 가짜 뉴스가 급속히 확대되어 폭동이 일어났다. 범인이 영국에 입국한 무슬림이라는 가짜뉴스에 반 이민 폭동이 일어났다.

급기야 브라질 대법원이 X의 브라질 활동 중단을 경고하는 일이 일어났다. X가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계정들을 폐쇄하라는 법원 명령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머스크와 X는 17일에는 아예 브라질 법인 철수를 선언했다. 머스크가 '언론의 자유'를 강조하며 가짜뉴스, 혐오 발언은 거르지 않는 무책임의 정점을 보여주는 가운데 소셜미디어 X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X는 혐오 발언을 포함해 그 어떤 발언도 언론의 자유가 있다며 플랫폼에 올라오는 것을 걸러내지 않았다. 그 결과 가짜뉴스가 X에 판을 쳤고, 각국에서 비판이 고조됐다. 언론의 자유라는 미명하에 가짜뉴스가 판치는 세상, 각 소셜미디어의 운영주체는 안전하고 책임 있는 온라인 환경의 디지털 서비스를 위해 책임 있는 정책을 수립, 준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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