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프랑스 파리 올림픽이 마무리되면서 숱한 화제와 논란을 낳은 동시에 기존 관행에 대해 고찰을 할 수 있게 된 변곡점이 된 대회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배드민턴의 양세영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하고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으로 협회에 불만을 터트린 사건은 가장 대표적이다. 선수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협회의 존재 이유로 그로인한 선수와의 갈등, 더 나아가 내부 파벌, 비리의혹과 성적만을 쫓는 선수들의 혹사 등 그동안 곪아왔던 내용에 대한 작심발언이었다. 특정 소수의 선수들에게만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엘리트 체육의 한계와 대한체육회 및 가입된 법인 및 단체인 경기단체의 성적 우선주의가 낳은 병폐였다.

엘리트 체육은 국제대회 등에서 메달을 획득하기 위한 특정 소수의 엘리트 선수들에게만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훈련시키는 운영방식을 말한다. 이에 비해 생활체육은 건강 및 체력 증진과 여가선용을 위해 행하는 체육활동으로서 기회와 혜택을 균등하게 누릴 권리를 제공하는 모두를 위한 체육으로 내용을 달리한다. 국민 개개인의 건강과 체육활동을 돌보기보다 더 많은 예산으로 국가와 정부가 체육인들을 양성하는 이유는 올림픽을 국가 간 대결로 간주하고 메달 숫자가 곧 국력을 상징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올림픽 메달 종합순위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면서 각 국이 처한 현재의 위치를 알려 국민들이 자긍심을 느껴서 자국의 국력을 나타낸다고 믿기에 가능한 일이다.

정부가 그동안 대한체육회를 거쳐 각 종목 경기단체와 지방자치단체에 준 체육 예산 중 1000억 원 이상을 내년부터는 직접 교부할 것으로 보인다는 기사가 나왔다. 지난 28일 문체부는 2025년 예산안이 전날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발표하면서 생활체육 예산 1300억 중 일부인 416억 원을 대한체육회를 거치지 않고 각 지방자치단체에 직접 주기로 밝혔다. 이에 비해 올해에만 문체부가 대한체육회에 지원한 전문체육예산은 2300억 원 가량으로 생활예산 체육 예산보다 1.7배나 높다. 올해에만 문체부가 대한체육회에 지원한 예산은 4100억 원으로 효과적인 체육정책을 위해 앞으로도 예산 체계를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체부는 올림픽을 앞두고 대한체육회 중심의 시스템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대전환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각 경기단체와 지방체육회가 좀 더 자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예산을 직접 배부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 했다.

지금이라도 예산이 적절하게 집행되는 것을 환영하지만 우리는 정부에 이런 미온적인 대응보다 더 혁신적인 개혁을 촉구해 본다. 온 국민이 낸 세금으로 직업운동 선수를 양성하는 것과 국위선양 시대에 많이 뒤떨어진 느낌이다. 메달을 국민의 세금으로 제조해서 국위선양이 될까? 금메달이 마치 국력과 같은 느껴지고 무엇인가를 길러낸다는 개념은 뒤틀린 전체주의식 사고방식이 아닐까? 관념 속에만 있고 실체가 없는 사고방식이며 스포츠는 스포츠로 즐기면 되는 것이지 국위라고 믿는 곳에 국민의 세금을 지원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생각이다. 엘리트 체육은 이제라도 바꾸어야 할 억지 같은 사안으로 생활체육에 더 많이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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